<촬영 : 2018. 3. 22.>
겨울사진을 제대로 담질 못해 주위 분들과 눈오는 뒷날엔 휴가를 내서라도 무조건 오르자고 벼르고 있었던 차
춘삼월 매화꽃과 산수유꽃이 유혹하던 날,,, 드디어 눈 예보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니 3월에 좀처럼 보기 힘든 흰눈이 쌓여있다...
출근하여 열심히 일하면서도 가슴은 콩닥콩닥...
따르릉 핸드폰이 울린다.
역시나... 눈이 내리고 있다며 바래봉 출사길 어떠냐고...무조건 콜
혹시나 몰라 하루 연가를 내고 지난번에 아쉬웠던 바래봉을 떠올리며 뒷날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업무에 열중해본다..
다시 핸드폰이 울린다...
같이 바래봉에 오르기로 한 분들이 진눈개비로 바래봉이 별로일것 같아 태백산행으로 바뀌었단다.
곧 출발할건데 함께 갈수 있겠냐고,,, 퇴근하려면 한참 멀었는데...
그리고 5시간이나 걸리는 곳을 혼자서 출발하기엔 무리다.
전화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미안해 하면서도 태백산으로 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보인다.
연가까지 내어 속상하긴 했지만 어쩌랴 가고 싶은곳으로 가야지...
애써 괜찮다며 대작 담아오시란 말밖엔...그리고 혼자서라도 바래봉에 올라보리라...
퇴근 후 카메라 가방을 챙기는데 막상 야밤에 혼자 오를려니 걱정스럽기도 하다.
몇군데 연락을 취해 보나 다들 평일이라 근무이고 또 다른 일들로 산행이 힘들단다.
이왕 작심한것 용기내어 올라보자고 단단히 맘먹고 드뎌 출발...
그래도 진사님들 몇분은 있을줄 알았는데 한분도 보이질 않는다.
모두들 태백산으로 가셨나보다
하얀 눈길을 혼자 터벅터벅 걸어나간다... 고라니, 멧돼지, 토끼 발자국 들이 눈에 띄고
동물들과 맞닥들이면 어떻하나 싶어 잔뜩 긴장이 되어 스틱을 부딪혀 소리도 내보고...
짐승이 우는 소리도 들려 다시 스틱소리... 그렇게 바래봉에 올랐다.
하늘을 쳐다보니 먹구름이 짙게 덮여 있고 그 아래 가느다란 사이로 여명빛이 보이긴 했으나...
힘들게 혼자 올라왔는데 내복이려니 하며 반대쪽 능선을 바라보니 운해가 덮였다가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사진을 담아도 너무 어두워 작품이 안될것 같아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삼각대를 설치해본다.
하지만 열리지 않는 하늘,,, 운해만 가라앉았다 넘실거렸다를 반복하고...
드디어 하늘이 열리고 운해가 넘치기 시작하나 빛이 약하다...
한참을 그렇게 혼자서 여기저기 셔터를 눌러대는 동안에도 등산객 한분도 보이질 않는다.
슬슬 배고픔도 찾아오고 간단하게 준비해간 간식으로 요기...
지난번엔 운해가 없어 다시 도전한 바래봉,,, 이번엔 운해만 가득담아본 날 이다.
이제 운해도 사라지고 나도 하산할 시간이 되어 가방을 꾸려 샘터에 다달으니
그때서야 여자 한분이 올라오고 계신다...
오늘은 여자들만 산에 오르는 날인가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배낭속에 든 보온병도 끄집어 내기 싫어 샘물 한바가지를 떠 마셔보니
차갑지도 않고 달콤하게만 느껴겨 빵과 함께 먹으니 꿀맛이다.
혼자란 기분이 이렇게 한가하고 여유로운지 새삼 느껴지던 시간이었다.
야밤만 아니라면 혼자서 산행하는 기분도 만끽해 볼만하리라.
이렇게 가끔이라도 들이내밀어 보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던 그런 멋진 풍경도 만날 수 있겠지...